들어가며: 노년기 근육은 '생명 저축'과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당연한 노화로 여기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이제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을 '근감소증(Sarcopenia)'이라는 정식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근육은 단순히 움직이는 도구를 넘어,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고 면역력을 유지하며 뼈를 보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오늘 시리즈 두 번째 시간에는 자녀들이 부모님의 '근육 건강'을 어떻게 체크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심층적으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근감소증, 왜 무서운 질병일까요?
30대부터 시작되는 근육 감소는 60대 이후 그 속도가 가속화됩니다. 근감소증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힘이 없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낙상 및 골절 사고: 근육은 우리 몸의 '에어백' 역할을 합니다. 근육이 부족하면 중심을 잡기 어렵고, 넘어졌을 때 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고관절 골절 등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 대사 질환의 온상: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곳이 근육입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률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 사망률 증가: 여러 역학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심혈관 질환이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배 이상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안전할까? 일상 속 5가지 관찰 신호
병원에 가기 전, 일상에서 부모님의 거동을 통해 근감소증 여부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 걸음걸이 속도: 횡단보도를 파란불 안에 건너기 힘들어하시거나, 자녀와 함께 걸을 때 뒤처지는 일이 잦아졌나요?
- 보조 도구 의존: 의자에서 일어날 때 반드시 식탁이나 무릎을 손으로 짚고 일어나시나요?
- 물건 들기: 예전에는 가볍게 들던 장바구니나 2L 생수병을 드는 것을 버거워하시나요?
- 계단 오르기: 계단 10개 정도를 오르는 데 숨이 차거나 난간을 꼭 잡아야만 이동하시나요?
- 체중 변화: 식사량은 그대로인데 팔다리가 눈에 띄게 가늘어지고 배만 나온다면 '근감소성 비만'을 의심해야 합니다.
[자가 진단] 집에서 바로 확인하는 근감소증 테스트
전문적인 장비 없이도 부모님의 근육 상태를 수치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① 핑거링(Finger-ring) 테스트
부모님의 양쪽 엄지와 검지를 붙여 원을 만든 뒤,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보게 하세요.
- 종아리가 핑거링보다 굵을 때: 근감소증 위험이 낮음
- 핑거링이 종아리를 헐렁하게 감쌀 때: 근감소증 위험이 매우 높음
② SARC-F 설문지 (국제 공인 지표)
아래 표를 보고 각 항목당 점수를 매겨보세요. 총점이 4점 이상이면 근감소증 위험군입니다.
| 평가 항목 | 질문 내용 | 점수 부여 |
| 근력 (Strength) | 4.5kg 물건을 들어서 옮기기가 어렵습니까? | 전혀(0), 약간(1), 매우(2) |
| 보행 보조 (Walking) | 방 안을 걷는 것이 어렵습니까? | 전혀(0), 약간(1), 매우(2) |
| 의자 일어서기 (Rising) | 의자에서 일어나기가 어렵습니까? | 전혀(0), 약간(1), 매우(2) |
| 계단 오르기 (Stair) | 10개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 어렵습니까? | 전혀(0), 약간(1), 매우(2) |
| 낙상 (Falling) | 지난 1년 동안 몇 번이나 넘어지셨나요? | 없음(0), 1~3회(1), 4회 이상(2) |
부모님 근육을 지키는 2가지 핵심 전략
근감소증은 약물치료보다 '영양'과 '운동'이라는 생활 습관 교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① 충분한 단백질 섭취 (체중 1kg당 1.2g)
노년기에는 소화 기능이 떨어져 고기를 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근육 생성을 위해서는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Leucine)'이 풍부한 단백질을 매일 섭취해야 합니다.
- 추천 식단: 매 끼니 계란 1~2개, 두부 한 모, 혹은 부드러운 닭가슴살이나 생선을 꼭 포함하세요.
- 보충제: 식사가 어렵다면 유청 단백질이나 산양유 단백질 파우더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② 저항성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조화
걷기만으로는 근육을 키우기 부족합니다.
- 스쿼트: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은 허벅지 근육 강화에 탁월합니다.
- 발꿈치 들기: 까치발을 드는 동작은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여 보행 안정성을 높여줍니다.


자녀의 관심이 부모님의 보폭을 넓힙니다
근육은 나이가 들어서도 '투자'하면 반드시 '수익'을 주는 정직한 자산입니다. 부모님의 종아리가 가늘어지는 것을 단순한 노화의 훈장으로 여기지 마세요. 오늘 당장 부모님의 종아리 굵기를 확인해 보고, 함께 가벼운 스쿼트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부모님의 튼튼한 다리는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길게 늘려줄 것입니다.
⚠️ 유의 사항
본 포스팅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일반적인 건강 지식 공유를 목적으로 하며, 의사의 진료나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기저 질환(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이 있는 노인의 경우 급격한 단백질 섭취나 무리한 운동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증상이 의심될 경우 반드시 가까운 내과나 재활의학과를 방문하여 정밀 검사와 전문의의 상담을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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